- 작성시간 : 2010/07/01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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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 : 소리쳐
해가 뜨거나 해가 해가 진 후의 옥외 집회를 금지하는 집시법 10조가 헌법재판소로부터 합헌 불일치 결정을 받음으로써, 한나라당은 6월 30일이라는 한시적 시간 내에 야간 집회를 제제하는 집시법 개정안을 처리를 서둘렀었다. 의회의 기능을 무시한 한나라당의 독단은 결국 제동이 가하여져 이번 회기 안에 강행 처리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아, 오늘 6월 30일을 넘기는 자정부터 그동안 불허되었던 야간 집회가 허용되게 되었다.
8시 뉴스는 벌써 서울에서만 89건의 집회 신고가 접수된 것 뿐만아니라, 7월 한 달 동안 신고된 야간 집회가 3400건을 넘섰다고 전했는데, 법해석을 달리하는 경찰의 강력한 단속 방침을 알리면서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과의 충돌이 있을 거라고 했다. 그런데 여기서 한마디 덧붙인 말에 문제가 있다. 이렇게 '충돌이 불가피함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는 여야간의 정치 공방만 벌이면서 법률 정비를 미루고 있다'는 말이다.
도대체 어떤 정치 공방을 벌인다는 것일까? 지금까지 국회에서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는 한나라당의 집시법 개정안이 날치기로 통과할 수도 있었던 위험한 순간이 있었다. 그것을 국회에서 행안위 의장석을 점거하며 겨우 막아낸 것이다. 집시법 개정안 처리가 다음 회기로 넘어가 완전히 해결됐다고는 할 수 없지만, 모처럼 국회에서 다수당 일방통행이 저지된 것이고, 합헌 불일치한다는 결정을 받은 집시법이 효력의 상실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여기에 에스비에스는 '국회가 여야의 지루한 정치공방이나 벌이며 할 일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는 뉘앙스'의 말을 슬쩍 뉴스 뒷부분에 맺음말 형식으로 얹어 놓은 것이다. 국회가 여전히 한심한 직무유기의 모습을 보인다는 식의 시각이다. 국회를 말할 땐 반드시 국회가 제 할일을 하든 하지 않든 상관없이 '국회의 안일함'을 드러내놓고 힐책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이다. 이것은 우리 국민이 국회에 대해 '무능력한 국회'라는 회의적인 시선을 갖도록 조장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또 하나 지적할 수 있는 것은 그 뉴스의 의도성이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그 뉴스를 보면 국민으로서 국민의 기본권을 되찾은 것에 대한 안도감보다는 야간집회에 대한 불안함이 밀려든다. 그 뉴스와 영상을 보니, 앞으로 우리 나라에서 집회가 너무 많이 일어나서 불편한 일이 많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내 편의에 대한 걱정이 스멀스멀 고개를 쳐들었다는 것이다. 뉴스는 시청자의 생각을 이렇게 뉴스 제공자의 의도대로 변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뉴스도 시청자가 시각을 달리하여 보면 그 이면을 볼 수는 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이나 주장이 허용되지 않았으면 이렇게 '잘못된 집시법'이 효력을 상실하는 그 순간을 기다려 '그렇게'많은 사람들이 야간집회를 하겠다고 신고했겠냐는 것이다. 사실을 전하는 뉴스 기사라고 하여도 어떤 의도로 어떤 시각으로 전하느냐에 따라서 '사실'은 다르게 전달될 수 있는 것이다.
방송사 뉴스에서 너무나 당연히 이루어지는 우리 국회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은 뉴스를 보는 우리에게 정치에 대한 회의와 실망감을 줄 수밖에 없다. 방송사 뉴스는 이제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